의자왕 시기 백제의 영토642년, 의자왕은 윤충을 보내 합천에 위치한 대야성을 공격하게 하였어요.대야성은 80년 전 진흥왕 때 멸망한 대가야의 옛 성으로, 사방이 강과 해자로 둘러싸인 천연의 요새였지요.또한 신라의 심장부였던 대구·경주로 바로 이어지는 요충지였어요.백제로부터 경주에 이르는 가장 짧은 길이기도 했지요.때문에 신라로서는 꼭 지켜야하는 곳이었어요.대야성의 성주는 김춘추의 사위 김품석이었어요.“성주님, 1만쯤 되어 보이는 백제군이 양쪽으로 나뉘어 오고 있다 하옵니다.”“뭐시라? 1만이 되는 군대가 대야성 코앞까지 올 동안 무엇을 했단 말인가?”“송구하오나 적들이 험한 산길로 돌아와 수비병들이 보지 못한 듯합니다.적의 장수는 윤충이라 하옵니다.”“윤충은 백제가 자랑하는 천하의 명장이니, 맞서 싸우기 보다는 성을 지키는 것이 상책이다. 성문을 닫고 모두 성벽에 올라 지키도록 하라.”얼마 되지 않아 대야성은 완전히 포위되었고, 백제군의 거센 공격이 계속되었어요.신라군은 성을 지키려고만 했지 감히 성문을 열고 나아가 백제군에 맞서 싸우려 하지 않았지요.신라군은 성에 의지하며 구원군을 기다렸어요.김품석에게는 검일이란 부하 장수가 있었어요.검일은 얼마 전 성주에게 그의 아내를 빼앗겨 깊은 앙심을 품고 있었지요.대야성이 포위되자 검일은 백제군과 내통하여 성에 있는 곡물 창고에 불을 질렀어요.검일의 배신으로 성 안의 군량미가 모두 없어지고 싸울 의지가 꺾인 병사들과 백성들 사이에서 항복하자는 소리가 흘러 나왔어요.대야성 전투(합천박물관)김품석은 부하를 시켜 윤충에게 말했어요.“만약 장군이 우리를 죽이지 않는다면 성을 바치고 항복하겠습니다.”“항복한다면 그대와 백성의 목숨은 보전해 줄 것이오. 태양을 두고 맹세합니다.”윤충의 말을 믿고 김품석은 백성들을 이끌고 성 밖으로 나가려 했어요. 그러자 부하 장수 죽죽이 길을 막고 말했어요.“백제는 말을 쉽게 바꾸는 나라입니다. 윤충은 필시 우리를 유인하여 포로로 만들 것입니다. 쥐새끼처럼 숨어서 사는 것보다 호랑이처럼 싸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