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류와 온조는 주몽의 결정에 크게 실망했어요. 주몽이 부여에서 대소를 비롯한 여러 왕자들에게 목숨의 위협을 받은 것처럼 비류와 온조도 태자가 된 유리에게 위협을 받을 수도 있었어요. 고민 끝에 비류와 온조는 어머니에게 말했어요.“유리 형님이 왕이 된다면 저희는 하루하루 고통 속에 살게 될 것입니다. 고구려에 남아 구차하게 살 바에는 차라리 남쪽으로 내려가 나라를 세우는 것이 어떻겠습니까?”“나도 너희와 생각이 같다. 우리를 따르는 백성들과 함께 한다면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것이 뭐가 어렵겠느냐!”주몽에게 허락을 받은 비류, 온조는 어머니와 함께 고구려를 떠났어요. 비류와 온조를 믿고 의지하던 많은 백성들도 뒤를 따랐지요. 많은 사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남으로 향했어요.고구려를 떠난 온조의 무리는 한참을 지나 한산에 이르렀어요. 온조와 신하들은 한산의 높은 산에 올라 백성들이 살 만한 곳을 살펴보았어요. 장남인 비류가 말했어요.한강가 높은 산에 오른 비류와 온조(한성백제박물관)“나라를 세우고 나면 주변에 있는 여러 나라들과 교류를 해야 합니다.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바닷가에 나라를 세우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비류의 말에 열 명의 신하가 반대하며 말했어요.“이곳은 북으로 큰 강을 띠처럼 두르고 있고, 동으로는 높은 산에 의지하고 있습니다.남으로는 넓고 비옥한 벌판을 가지고 있고, 서로는 큰 바다에 막혔으니 이렇게 험준하다면서도 이점이 많은 땅은 다시 얻기 어렵습니다.여기에 도읍을 세우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형님, 신하들의 말이 틀리지 않습니다. 그들의 말을 따르시지요?”“생각이 서로 다르다면 가는 길도 달라야 하지 않겠느냐? 원하는 곳에 각자 나라를 세우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