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남쪽 김해지역에는 아직 나라의 이름이 없었고 임금 또한 없었어요.다만 아홉 명의 추장(구간)이 아홉 마을을 다스리고 있었지요.백성들의 대부분은 산과 들에 모여 우물을 파서 물을 마시고 밭을 갈아 곡식을 기르며 살고 있었어요.그러던 어느 날 구지봉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어요.백성 수백 명이 산봉우리에서 들리는 소리를 따라 모여들었어요.그 소리는 사람이 말하는 것 같았지만 소리만 들릴 뿐 그 모습은 볼 수 없었어요.“여기에 사람이 있느냐?”아홉 추장이 하늘의 소리에 답했어요.“우리들이 있습니다.”“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가?”“구지봉입니다.”“하늘 임금이 나에게 명하시기를 이곳에 가서 나라를 세우고 임금이 되라고 하시기에 여기에 왔다.너희들은 산봉우리 꼭대기의 흙을 파면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라! 그러면 곧 대왕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아홉 추장은 하늘 소리의 명령에 따라 춤을 추며 구지가를 부르기 시작했어요.“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밀어라. 만일 내밀지 않으면 구워먹으리”그들이 기뻐하며 춤을 춘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어요.하늘을 우러러 쳐다보니 자줏빛 줄이 하늘에서 내려와 땅에 닿았어요.줄이 내려온 곳을 따라갔더니 붉은 보자기에 싸인 금빛 상자가 보였어요.상자 속에는 해처럼 둥근 황금 알 여섯 개가 들어 있었지요.사람들은 모두 놀라고 기뻐하며 함께 백 번 절한 후 상자를 안아 한 촌장의 집으로 옮겼어요.구간과 여섯 개의 황금알이튿날 아침 사람들이 다시 모여서 그 상자를 열어보니 여섯 아기가 알을 깨고 태어났어요.사람들은 아기들을 평상 위에 나란히 앉혀 절하고 극진히 모셨어요.아기들은 날마다 자라 10여 일이 지나자 얼굴은 용처럼 변했고, 키가 아홉 자(약 2m)나 되었어요.그 달 보름이 되자 알 중에서 가장 먼저 깨어난 사람을 왕으로 모셨어요.세상에 처음 나타났다고 해서 이름을 수로라고 했지요.그리고 새로 세운 나라 이름을 가야(가락국)라고 했는데, 이 나라가 여러 가야 중의 하나인 금관가야였어요.나머지 다섯 사람도 각각 다섯 가야의 임금이 되었어…